전병욱 법률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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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탁 2026-07-05

수탁자를 상대로 한 신탁 정산금 추심금 청구, 이렇게 방어했습니다

결과 · 추심금 청구 방어

임차인이 시행사(차주)를 상대로 받은 보증금반환 판결을 집행권원으로 삼아, 신탁 수탁자를 제3채무자로 지목해 정산금을 추심하겠다며 소를 제기한 사건입니다. 피고 수탁자를 대리해, 정산금 채권 자체가 아직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을 신탁계약과 대법원 법리로 짚어 청구를 방어했습니다.

이런 상황이었습니다

한 개인 임차인이 신축 오피스텔 한 호실에 관하여 시행사와 임대차계약을 맺었습니다. 그런데 그 시행사는 앞서 대주단(금융기관들)으로부터 100억 원대 대출을 받으면서, 해당 건물 전체를 부동산담보신탁에 넣어 두었습니다. 즉 소유권은 이미 신탁회사(수탁자) 앞으로 넘어가 있었고, 대주단이 제1순위 우선수익자였습니다.

시행사가 대출 원리금을 갚지 못해 기한이익을 상실하자, 임차인은 보증금을 돌려받기 위해 먼저 시행사를 상대로 임대차보증금반환청구 소송을 제기해 승소 판결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시행사에는 회수할 재산이 없었습니다.

그러자 임차인은 그 판결을 집행권원으로, "시행사가 신탁계약에 따라 수탁자로부터 장차 받게 될 분양대금·정산금 채권"을 압류하고 추심명령을 받은 뒤, 수탁자를 제3채무자 겸 피고로 삼아 5천만 원대의 추심금을 지급하라며 소를 제기했습니다. 저희는 이 소송에서 피고 수탁자를 대리했습니다.

쟁점

아직 정산도 되지 않은 신탁의 정산금을, 임차인이 곧바로 추심할 수 있나

없습니다. 추심의 대상이 되려면 피압류채권, 즉 시행사가 수탁자에게 가지는 정산금 채권이 이미 발생해 이행기가 도래해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부동산담보신탁에서 위탁자(시행사)에게 돌아갈 정산금이란, 신탁부동산을 환가한 대금에서 정해진 순위에 따라 비용·조세·선순위 우선수익자의 채권 등을 모두 변제하고 남는 잔여액이 있을 때 비로소 생기는 것입니다.

이 사건 신탁계약 제21조 제1항은 정산순위를 신탁비용·수탁자 보수 → 조세공과금 → 대항력 있는 임차인의 보증금 → 우선수익자의 채권 → 그다음에야 수익자(위탁자)로 정해 두고 있었습니다. 특약사항 제11조 제3항 역시, 대리사무계좌에 입금된 분양수입금에서 대출원리금 상환·공사비·각종 비용을 집행하고 남는 금액의 범위 내에서만 위탁자의 정산금 수익권이 효력을 갖는다고 규정하고 있었습니다.

대법원은 이러한 자금집행순서의 성격을 정지조건으로 보아, 선순위 채권에 대한 자금이 집행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후순위 정산금을 지급하지 않기로 한 취지라고 판시했습니다. 그리고 정지조건이 성취되었다는 사실, 즉 지급순서가 도래했다는 사실의 증명책임은 그 권리를 주장하는 측에 있다고 보았습니다(대법원 2023. 6. 29. 선고 2023다221830 판결, 대법원 1983. 4. 12. 선고 81다카692 판결).

이 사건에서 선순위 우선수익자인 대주단의 대출원리금은 시행사의 기한이익 상실 이후 3년이 넘도록 변제되지 않은 상태였고, 건물에 대한 공매는 여러 차례 진행되었으나 모두 유찰되어 처분절차 자체가 종료되지 않았습니다. 선순위 자금집행이 이루어지지 않은 이상, 후순위인 시행사의 정산금 채권은 정지조건이 성취되지 않았고 이행기도 도래하지 않은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 채권을 압류·추심한 임차인이 수탁자에게 지급을 구할 근거도 없다는 것이 저희 방어의 축이었습니다.

임차인이 소송 중에 "수탁자가 보증금을 승계했다"고 청구원인을 바꾸면 통하나

이 사건에서 임차인은 소송 도중, 신탁계약 제10조 제1항(신탁 전에 체결된 임대차의 보증금은 수탁자가 우선수익자보다 우선하여 임차인에게 지급할 수 있다는 조항)을 들어, 수탁자가 임대인 지위를 승계했으니 보증금을 직접 반환하라는 주장을 추심금 청구에 병합해 왔습니다.

그러나 이 조항의 보호를 받으려면 임차인이 주택임대차보호법상 대항력을 갖추고 있어야 합니다. 대항력은 주택의 인도와 전입신고를 요건으로 하며, 취득 시점뿐 아니라 이를 유지하기 위해서도 계속 존속하고 있어야 합니다(대법원 2002. 10. 11. 선고 2002다20957 판결).

기록상 임차인은 신탁등기가 마쳐진 이후에야 확정일자를 받았을 뿐이고, 전입신고 시점 역시 신탁등기 이후였으며, 이후 해당 호실에서 전출한 사실까지 확인되었습니다. 대항요건을 갖추지 못했거나, 설령 취득했더라도 전출로 이미 소멸한 것입니다(대법원 1998. 1. 23. 선고 97다43468 판결). 따라서 수탁자가 임대인 지위나 보증금 반환의무를 승계했다고 볼 수 없다는 점을 짚었습니다.

공매가 끝날 때까지 판결을 미뤄 달라는 요청은 받아들여져야 하나

임차인은 지금 정산금이 없더라도 나중에 공매로 정산금이 생길 수 있으니, 공매가 완료될 때까지 판결 선고를 기다려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저희는 이를 기판력·실권효 법리로 반박했습니다. 이행기 미도래 또는 정지조건 미성취를 이유로 청구가 기각되더라도, 변론종결 후에 그 조건이 성취되면 임차인은 동일한 청구로 다시 소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대법원 2002. 5. 10. 선고 2000다50909 판결). 그렇다면 공매 종료를 기다려 재판을 지연시킬 필요가 없고, 절차는 그대로 진행되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어떻게 대응했나

추심금 소송에서 방어의 출발점은, 피고를 향한 청구가 아니라 그 뒤에 숨은 피압류채권의 실체를 다투는 것입니다. 이 사건에서는 정산금 채권이 "이미 존재하는 채권"이 아니라 "선순위 집행이 끝나야 비로소 생기는 조건부 채권"이라는 점을 신탁계약의 정산순위 조항과 특약으로 구조적으로 보여 주고, 그 조건 성취의 증명책임을 원고에게 되돌려주는 데 집중했습니다.

동시에 상대방이 소송 중에 청구원인을 임대차보증금 승계로 바꾸어 오자, 그 근거가 된 신탁계약 조항이 대항력 있는 임차인에게만 적용된다는 점을 전제로, 확정일자·전입·전출의 시간 순서를 하나씩 대조해 대항력의 부존재 또는 소멸을 입증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절차 지연 요청은 기판력의 한계 법리로 무력화해, 재판을 미룰 이유가 없음을 정리했습니다.

소송경과

  1. 임차인이 시행사를 상대로 임대차보증금반환청구 소송을 제기해 승소 판결 확보
  2. 그 판결을 집행권원으로, 시행사의 신탁 정산금 채권에 대한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을 받음
  3. 임차인이 수탁자를 제3채무자 겸 피고로 삼아 추심금 청구의 소 제기
  4. 피고(수탁자) 대리인으로서, 정산금 채권의 정지조건 미성취·이행기 미도래를 들어 청구 기각을 구하는 준비서면 제출
  5. 원고가 임대차보증금 승계를 새로운 청구원인으로 병합
  6. 대항력 미취득·소멸 및 기판력 법리로 재반박하는 준비서면 제출

결과

피고 수탁자를 대리해, 추심 대상인 정산금 채권이 정지조건 미성취·이행기 미도래 상태여서 추심권을 행사할 수 없다는 점과, 대항력을 갖추지 못한 임차인에게는 수탁자가 보증금 반환의무를 승계하지 않는다는 점을 준비서면으로 정리해 청구 전부 기각을 구했습니다.

이 사건에서 저희가 세운 방어의 골격은, 정산금이라는 조건부 채권의 성격과 임차인 대항력 요건이라는 두 개의 문턱을 상대방이 넘지 못했다는 데 있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임차인이 시행사를 상대로 판결까지 받았는데, 왜 신탁회사에서 바로 못 받나요
시행사가 신탁계약에 따라 받게 될 정산금은 "지금 존재하는 돈"이 아니라, 신탁부동산을 처분해 선순위 비용과 대주단 채권을 모두 갚고 남는 것이 있을 때 비로소 생기는 조건부 채권입니다. 그 조건이 성취되기 전에는 압류·추심의 대상이 되더라도 실제로 지급을 구할 수 없습니다.
Q. 신탁 전부터 세 들어 살던 임차인은 수탁자에게 보증금을 요구할 수 있나요
신탁계약에 그런 조항이 있더라도, 임차인이 주택임대차보호법상 대항력(인도와 전입신고)을 신탁등기 전에 갖추고 이를 계속 유지하고 있어야 합니다. 확정일자만 있거나, 전입이 늦거나, 도중에 전출했다면 대항력이 없거나 소멸해 승계를 주장하기 어렵습니다.
Q. 공매가 진행 중이면 그 결과를 보고 나서 판결하는 것이 맞지 않나요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조건 미성취로 청구가 기각되어도, 나중에 조건이 성취되면 임차인은 다시 소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법원이 공매 종료를 기다려 재판을 미룰 필요가 없다고 다툴 여지가 있습니다.
Q.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을 받으면 제3채무자에게 바로 돈을 받을 수 있나요
그 명령은 압류한 채권을 채무자를 대신해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을 줄 뿐이어서, 그 채권이 실제로 존재하며 이행기가 도래해 있어야 제3채무자에게 지급을 구할 수 있습니다. 압류·추심의 대상이 아직 조건이 붙어 있는 채권이라면, 그 조건이 성취되기 전에는 제3채무자가 지급을 거절할 수 있습니다.

근거 법령·판례

  • · 대법원 2023. 6. 29. 선고 2023다221830 판결
  • · 대법원 1983. 4. 12. 선고 81다카692 판결
  • · 대법원 2002. 10. 11. 선고 2002다20957 판결
  • · 대법원 1998. 1. 23. 선고 97다43468 판결
  • · 대법원 2002. 5. 10. 선고 2000다50909 판결

동일한 사안처럼 보여도, 구체적 사안에 따라 결론을 달리할 수 있습니다. 반드시 전문가의 상담을 받아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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