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관리비에 포함된 화재보험료를 냈는데, 상가에 불이 난 뒤 건물주의 보험사에서 복구비를 갚으라는 청구서가 왔습니다. 보험료도 부담했는데 거액의 화재 구상금까지 내야 하는지, 이미 보험금을 받은 건물주가 다시 돈을 요구할지도 걱정됩니다.
해당 화재보험료를 실제로 부담했고 사고 당시 약관의 임차인 대위권 포기 조항이 적용된다면, 상가 임차인은 보험사의 구상금 지급을 거절하고 소송에서는 청구 기각을 구할 수 있습니다. 보험으로 보호받는 사람인 피보험자에 해당하는지와, 피보험자가 아니어도 약관으로 구상청구를 막을 수 있는지는 서로 다른 근거입니다. 관리비 납부 사실을 사고 당시 보험계약과 연결하면 어떤 근거로 어느 청구를 거절할 수 있는지가 드러납니다.
화재보험료를 낸 임차인은 피보험자가 아닌가요?
상가 임차인이 관리비로 보험료를 냈더라도, 건물 소유자의 재산 손해를 보상하는 보험에서는 그 납부 사실만으로 피보험자가 되지는 않습니다. 보험사가 건물주에게 보험금을 지급한 뒤 건물주가 임차인에게 갖던 손해배상청구권을 넘겨받는 것이 보험자대위입니다. 상법은 지급한 보험금 한도에서 이러한 권리 취득을 인정하므로, 보험료를 냈다는 주장에 더해 해당 손해에 관해 보호받는 지위를 밝혀야 합니다.
대법원에서는 관리단이 가입한 상가 재산종합보험의 피보험자는 각 구분소유자이고, 보험으로 보호하는 경제적 이익인 피보험이익은 각 점포와 공용부분에 대한 소유이익이라고 판결한 바 있습니다. 식당 운영자가 자신이 소유한 점포와 빌린 점포를 함께 사용하며 보험료를 냈어도, 임차부분의 손해배상책임을 면제하는 약정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납부 사실만으로 그 임차부분의 피보험자가 되지는 않는다는 판단입니다.
따라서 앞의 임차인이 건물 보험료를 냈다는 이유만으로 자기 점포의 집기·재고 손해나 다른 점포에 대한 배상책임까지 보장받는다고 생각하면 보장 범위를 잘못 판단하게 됩니다. 건물주의 소유이익을 보상하는 화재보험과 임차인의 배상채무를 보상하는 책임보험을 구별하고, 실제 계약이 보호하는 사람과 손해를 기준으로 보험사의 청구에 답할 수 있습니다.
피보험자가 아니어도 보험사 구상금을 안 낼 수 있나요?
사고 당시 계약에 보험료를 납부한 임차인에 대한 대위권 포기 조항이 있고 그 적용 요건을 갖췄다면, 임차인은 피보험자가 아니어도 그 조항을 근거로 보험사의 구상청구를 막을 수 있습니다. 대위권 포기는 보험사가 넘겨받은 권리를 해당 임차인에게 행사하지 않겠다는 약정입니다. 화재보험 표준약관은 다음과 같이 정하고 있습니다.
⑤ 회사는 제1항에 따른 권리가 계약자 또는 피보험자와 임대차계약을 체결하는 등 거주를 허락한 자(이하 ‘임차인등’)에 대한 것으로서, 임차인등이 보험료를 납부하는 경우 임차인등 및 이들과 생계를 같이하는 가족에 대한 대위권을 포기합니다. 다만, 손해가 임차인등 및 가족의 고의로 인하여 발생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않습니다. <신설 2020.7.31.>
이 조항에 해당하면 보험사의 청구서에 적힌 복구비를 갚을 의무가 없다는 입장을 제시하고, 구상금 소송에서도 청구 기각을 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약관이 정한 고의로 발생한 손해는 예외이므로, 단순한 부주의와 고의로 불을 낸 경우를 구별해야 합니다. 다른 조항의 고의·중대한 과실에 관한 보험금 지급 제한을 이 대위권 포기의 예외와 같은 내용으로 바꾸어 적용해서는 안 됩니다.
이 보호가 주택 임차인에게만 한정되는 것도 아닙니다. 금융감독원이 2020년에 발표한 약관 개선 범위에는 사무실·상가·오피스텔의 화재보험과 재산종합보험 등 화재위험을 보장하는 다른 상품도 포함돼 있습니다. 그래서 상가라는 이유만으로 보호 대상에서 제외한다면, 실제 상품의 대위권 조항과 적용 대상을 근거로 그 주장을 반박할 수 있습니다.
앞서 소개한 상가 판결은 2008년 보험계약에서 보험료 납부만으로 피보험자가 되는지를 판단한 사건입니다. 피보험자가 되는 근거와 이후 마련된 약관상 대위권 포기는 별개이므로, 보험사가 그 판결을 들더라도 사고 당시 계약에 포기 조항이 있다면 그 조항에 따른 청구 배제를 주장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현재의 표준약관이나 2020년 보도자료만으로 과거 계약에 같은 내용이 소급 적용된다고 정할 수는 없으므로, 계약일·갱신일·사고일과 실제 약관이 적용 여부의 기준이 됩니다.
관리비 고지서에 보험료가 적혀 있으면 충분한가요?
관리비의 보험료 항목이 보험사가 구상청구의 근거로 삼은 화재보험의 보험료이고, 임차인이 그 돈을 실제로 부담했다는 관계가 확인돼야 약관상 보호를 주장할 수 있습니다. 관리비를 냈다는 사실과 어떤 보험료를 냈는지는 구별됩니다. 고지서에 단순히 ‘보험료’라고만 적혀 있다면, 부과명세와 관리규약·보험료 배분표를 통해 상품과 보험기간을 연결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관계를 밝히려면 관리단이 가입한 증권과 갱신 내역, 보험료 부과·납부내역이 같은 보험계약을 가리켜야 합니다. 이어 보험사가 청구하는 손해의 지급내역과 사고 당시 보통약관·특약을 대조하면, 보험료를 낸 임차인에게 대위권을 포기한 손해인지가 구체적으로 드러납니다. 예컨대 건물 화재보험료를 부담한 기록이 있는데 보험사가 다른 계약에서 지급한 돈까지 청구한다면, 각 계약의 포기 조항과 지급 항목을 나누어 적용하게 됩니다.
보험사에 이런 자료와 청구 근거를 요구하는 서면은 납부 사실을 알리는 데 그치지 않고, 적용 약관에 따라 지급을 거절할 손해와 금액을 특정하는 방어로 이어져야 합니다. 보험증권에 적힌 이름 하나나 관리비 총액만으로 결론을 내리기 어려운 부분이므로, 계약 해석과 지급내역을 연결한 주장이 있어야 부당한 납부 요구를 배제할 수 있습니다.
보험사가 대위권 포기를 인정하지 않는다면요?
대위권 포기 조항이 적용되지 않는 손해를 청구받더라도, 임차인은 원래 부담할 손해배상책임이 없거나 그 범위를 넘은 부분에 대해 청구 기각을 구할 수 있습니다. 보험사가 보험금을 지급했다는 사실은 임차인의 책임과 금액을 확정하는 근거가 아닙니다. 청구받은 복구비가 빌린 점포 자체의 손해인지, 다른 건물 부분이나 다른 소유자의 손해인지에 따라 책임 근거도 달라집니다.
대법원에서는 임차한 건물이 화재로 소실돼 반환할 수 없게 된 경우 임차인이 자신에게 책임 없는 사유임을 증명하지 못하면 배상책임을 지며, 화재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때에도 같다고 판결한 바 있습니다. 다만 임대인이 지배·관리하는 영역의 하자로 불이 난 것으로 추단되고 임차인이 그 하자를 미리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임대인은 그 반환불능에 관한 책임을 임차인에게 물을 수 없습니다.
같은 판결에서는 임차 외 건물 부분의 손해에 대해서는 임차인의 계약상 의무 위반과 손해 사이의 인과관계, 배상 범위에 속한다는 점을 임대인이 주장·증명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따라서 보험사가 건물주의 권리를 넘겨받아 청구한다면 화재조사 결과와 배선·시설의 관리 주체, 손해가 난 부위를 구별해 책임 없는 부분의 청구 기각을 구할 수 있습니다. ‘원인 미상’이라는 말 하나로 전부 면책을 주장하기보다, 손해별로 적용되는 책임과 증명 내용을 구별해야 과도한 청구를 줄일 수 있습니다.
보험사 청구를 막으면 건물주에게도 돈을 안 내나요?
보험사의 대위권 포기로 구상청구를 막았더라도, 건물주에게 남은 손해에 대한 배상책임은 별도로 정해집니다. 보험사가 행사하지 않기로 한 권리와 건물주가 원래 갖던 권리는 구별되기 때문입니다. 보험금으로 보상되지 않은 손해나 다른 점포 소유자의 피해는 누가 권리를 갖고 있는지와 임차인이 어떤 책임을 부담하는지에 따라 지급 여부가 정해집니다.
그래서 건물주와의 임대차계약에 화재 손해배상책임을 면제하는 약정이 있는지, 보험금이 어느 손해에 지급됐고 무엇이 남았는지까지 반영해 정산 범위를 정할 수 있습니다. 임차인이 따로 가입한 보험이 있다면 임차자 배상책임 등 해당 손해를 보상하는 특약과 보상 한도에 따라 보험 처리를 요구할 수 있습니다. 재산보험 가입 사실만으로 배상책임도 보장된다고 보아서는 안 되므로, 부담할 채무와 실제 담보를 연결해야 개인 돈으로 지급할 범위를 줄일 수 있습니다.
이러한 권리 취득과 청구 범위에 관한 일반적인 설명은 보험사 구상금 청구에 관한 업무분야 안내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미 청구서나 소장을 받았다면 어떻게 해결하나요?
상가 임차인은 보험료 부담과 사고 당시 약관을 근거로 보험사에 청구 철회를 요구하고, 소송이 제기됐다면 같은 근거를 법원에 제출해 청구 기각을 구할 수 있습니다. 이때 대위권 포기가 적용되는 손해와 적용되지 않는 손해를 나누고, 남는 청구에는 원래의 배상책임과 손해액에 맞춰 방어할 수 있습니다. 보험사와 자료를 주고받는 동안에도 법원 서류의 대응기한은 지켜야 하므로, 협의 내용이 소송상 주장과 어긋나지 않도록 연결해야 합니다.
아직 책임과 범위가 밝혀지기 전에 전액을 갚겠다고 답하거나 분할납부 약정을 체결하면 그 약정의 효력까지 문제가 됩니다. 약관상 보호와 인정될 채무를 구별한 뒤 협의하면, 지급하지 않을 돈을 먼저 약속하는 일을 피하고 실제 남는 금액만 정산 대상으로 삼을 수 있습니다.
관리비로 보험료를 내고도 복구비 전액을 청구받았다면, 사고 당시 약관에 따른 청구 배제를 구해 보험사가 요구하는 돈을 부담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 보호 범위 밖의 손해는 법률상 책임이 인정되는 금액으로 한정해 정산하면, 화재 복구와 영업 재개에 필요한 자금에서 불필요하게 빠져나갈 돈을 줄일 수 있습니다.
관리비로 화재보험료를 냈는데도 보험사에서 상가 복구비를 갚으라는 청구서나 소장을 받으셨나요?
관련 법령 및 판례
접기
상법 제682조 제1항
제682조(제3자에 대한 보험대위) ① 손해가 제3자의 행위로 인하여 발생한 경우에 보험금을 지급한 보험자는 그 지급한 금액의 한도에서 그 제3자에 대한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의 권리를 취득한다. 다만, 보험자가 보상할 보험금의 일부를 지급한 경우에는 피보험자의 권리를 침해하지 아니하는 범위에서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상법 제719조
제719조(책임보험자의 책임) 책임보험계약의 보험자는 피보험자가 보험기간 중의 사고로 인하여 제3자에게 배상할 책임을 진 경우에 이를 보상할 책임이 있다.
화재보험 표준약관 제14조 제5항
⑤ 회사는 제1항에 따른 권리가 계약자 또는 피보험자와 임대차계약을 체결하는 등 거주를 허락한 자(이하 ‘임차인등’)에 대한 것으로서, 임차인등이 보험료를 납부하는 경우 임차인등 및 이들과 생계를 같이하는 가족에 대한 대위권을 포기합니다. 다만, 손해가 임차인등 및 가족의 고의로 인하여 발생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않습니다. <신설 2020.7.31.>
금융감독원 보도자료: 아파트 임차인 보호를 위한 화재보험 약관 개선 추진(2020. 6. 4.)
※ (적용 범위) ①아파트 외에 사무실, 상가 및 오피스텔 등의 화재보험도 임차인이 보험료를 납부하는 경우 동일하게 개선하고, ②재산종합보험 등 화재위험을 보장하는 다른 상품 약관에도 동일하게 적용
대법원 2012. 4. 26. 선고 2011다94141 판결
[판시사항]
[1] 보험계약 해석상 보험사고를 일으킨 사람이 ‘피보험자’에 해당하는 경우, 보험자가 보험사고자에게 상법 제682조에서 정한 보험자대위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2] 손해보험에서 보험의 목적물과 위험의 종류만이 정해져 있고 피보험자와 피보험이익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 피보험자의 결정 기준
[3] 甲 유통단지 관리운영위원회가 乙 보험회사와 유통단지 내 상가건물 등에 관한 재산종합보험계약을 체결하였는데, 상가건물 구분소유자 丙이 자신의 점포와 다른 구분소유자로부터 임차한 점포에서 운영하던 식당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하여 丙의 전유부분과 임차부분 등이 파손되는 손해가 발생하자 乙 회사가 甲 위원회에 보험금을 지급한 후 丙에게 보험자대위권을 행사한 사안에서, 임차부분 등에 관하여는 丙이 보험계약의 피보험자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는데도, 이와 달리 본 원심판결에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한 사례
[판결이유 발췌]
상법 제682조 소정의 보험자대위는 보험사고로 인한 손해가 제3자의 행위로 인하여 생긴 경우에 보험금액을 지급한 보험자가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의 그 제3자에 대한 권리를 취득하는 제도이므로 보험계약의 해석상 보험사고를 일으킨 자가 위 법 소정의 ‘제3자’가 아닌 ‘피보험자’에 해당될 경우에는 보험자는 그 보험사고자에 대하여 보험자대위권을 행사할 수 없다 ( 대법원 1993. 6. 29. 선고 93다1770 판결, 대법원 2001. 6. 1. 선고 2000다33089 판결 등 참조).
위 사실관계 등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보험계약의 피보험자는 중앙상가의 각 구분소유자이고, 그 피보험이익은 이들이 중앙상가의 각 전유부분 및 공용부분에 대하여 가지는 소유이익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그러므로 설령 피고가 운영위원회에 ‘피고 임차부분’에 해당하는 보험료를 관리비의 일부로 납부해 온 사실이 인정된다 하더라도, ‘피고 임차부분’에 관한 각 임대차계약에 화재사고 발생 등에 관하여 피고의 손해배상책임을 면제하는 내용의 약정이 있다는 등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지 않는 이상, 보험료 납부 사실만으로 피고가 이 사건 보험계약 중 ‘피고 임차부분’에 관한 부분의 피보험자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고, ‘공용부분’ 중 피고 이외의 구분소유자의 지분이나 ‘인접 전유부분’에 관하여는 더욱 그러하다 할 것이다.
대법원 2017. 5. 18. 선고 2012다86895, 86901 전원합의체 판결
[판시사항]
[1] 임대차 목적물이 화재 등으로 소멸됨으로써 임차인의 목적물 반환의무가 이행불능이 된 경우, 임차인이 이행불능이 자기가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인한 것이라는 증명을 다하지 못하면 목적물 반환의무의 이행불능으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지는지 여부(적극) 및 이러한 법리는 반환된 임차 건물이 화재로 훼손되었음을 이유로 손해배상을 구하는 경우에도 동일하게 적용되는지 여부(적극) / 임대차계약 존속 중에 발생한 화재가 임대인이 지배·관리하는 영역에 존재하는 하자로 발생한 것으로 추단되는 경우, 임대인이 화재로 인한 목적물 반환의무의 이행불능 등에 관한 손해배상책임을 임차인에게 물을 수 있는지 여부(원칙적 소극)
[2] 임차인이 임대인 소유 건물의 일부를 임차하여 사용·수익하던 중 임차 건물 부분에서 화재가 발생하여 임차 건물 부분이 아닌 건물 부분까지 불에 타 그로 인해 임대인에게 재산상 손해가 발생한 경우, 임차 외 건물 부분에 발생한 손해에 대하여 임대인이 임차인을 상대로 채무불이행을 원인으로 하는 배상을 구하기 위하여 주장·증명하여야 할 사항
[판결요지]
[1] 임대차 목적물이 화재 등으로 인하여 소멸됨으로써 임차인의 목적물 반환의무가 이행불능이 된 경우에, 임차인은 이행불능이 자기가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인한 것이라는 증명을 다하지 못하면 목적물 반환의무의 이행불능으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지며, 화재 등의 구체적인 발생 원인이 밝혀지지 아니한 때에도 마찬가지이다. 또한 이러한 법리는 임대차 종료 당시 임대차 목적물 반환의무가 이행불능 상태는 아니지만 반환된 임차 건물이 화재로 인하여 훼손되었음을 이유로 손해배상을 구하는 경우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한편 임대인은 목적물을 임차인에게 인도하고 임대차계약 존속 중에 그 사용, 수익에 필요한 상태를 유지하게 할 의무를 부담하므로(민법 제623조), 임대차계약 존속 중에 발생한 화재가 임대인이 지배·관리하는 영역에 존재하는 하자로 인하여 발생한 것으로 추단된다면, 그 하자를 보수·제거하는 것은 임대차 목적물을 사용·수익하기에 필요한 상태로 유지하여야 하는 임대인의 의무에 속하며, 임차인이 하자를 미리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임대인은 화재로 인한 목적물 반환의무의 이행불능 등에 관한 손해배상책임을 임차인에게 물을 수 없다.
[2] [다수의견] 임차인이 임대인 소유 건물의 일부를 임차하여 사용·수익하던 중 임차 건물 부분에서 화재가 발생하여 임차 건물 부분이 아닌 건물 부분(이하 ‘임차 외 건물 부분’이라 한다)까지 불에 타 그로 인해 임대인에게 재산상 손해가 발생한 경우에, 임차인이 보존·관리의무를 위반하여 화재가 발생한 원인을 제공하는 등 화재 발생과 관련된 임차인의 계약상 의무 위반이 있었음이 증명되고, 그러한 의무 위반과 임차 외 건물 부분의 손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으며, 임차 외 건물 부분의 손해가 그러한 의무 위반에 따른 통상의 손해에 해당하거나, 임차인이 그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특별한 사정으로 인한 손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는 경우라면, 임차인은 임차 외 건물 부분의 손해에 대해서도 민법 제390조, 제393조에 따라 임대인에게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게 된다.
그러나 임차 외 건물 부분이 구조상 불가분의 일체를 이루는 관계에 있는 부분이라 하더라도, 그 부분에 발생한 손해에 대하여 임대인이 임차인을 상대로 채무불이행을 원인으로 하는 배상을 구하려면, 임차인이 보존·관리의무를 위반하여 화재가 발생한 원인을 제공하는 등 화재 발생과 관련된 임차인의 계약상 의무 위반이 있었고, 그러한 의무 위반과 임차 외 건물 부분의 손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으며, 임차 외 건물 부분의 손해가 의무 위반에 따라 민법 제393조에 의하여 배상하여야 할 손해의 범위 내에 있다는 점에 대하여 임대인이 주장·증명하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