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최초로 신탁사 예금계좌를 가압류한 사례
수도권의 한 물류센터 PF 사업에서 신탁회사가 약속한 준공기한을 지키지 못하자, 저는 이 사업에 자금을 댄 지역 금융기관 대주단을 대리해 신탁사의 고유재산인 은행 예금채권에 채권가압류를 신청해 인용받았습니다. 이후 신탁사가 자본시장법 위반·담보 존재를 이유로 가압류를 풀어 달라며 이의신청과 담보취소를 구하자, 저희는 이의절차에서 피보전권리의 존재와 보전의 필요성을 다투는 참고서면을 제출해 방어에 나섰습니다.
이런 상황이었습니다
한 물류센터 신축사업을 위해 시행사는 시공사·신탁회사와 함께 여러 금융기관으로부터 수백억 원 규모의 PF 대출을 받았습니다. 대출을 실행하면서 대주단은 세 겹의 회수장치를 두었습니다. 사업부지를 신탁재산으로 하는 관리형토지신탁계약을 체결해 우선수익권을 설정받았고, 시공사에게는 책임준공의무를, 신탁회사에게는 정해진 기한까지 준공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대출원리금 상당액을 손해배상하기로 하는 책임준공확약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신탁회사가 확약한 준공기한이 지나도록 건축물은 준공되지 못했습니다. 준공을 전제로 사업부지·건물을 사들이기로 했던 선매수인은 이를 이유로 매매계약을 해제했고, 대출채권도 만기가 도래했지만 시행사는 변제 능력이 없었습니다. 대주단으로서는 대출금을 회수할 주된 재원이 한꺼번에 흔들린 상황이었습니다.
저는 대주단을 대리해, 책임준공확약에 따른 손해배상채권을 피보전권리로 삼아 신탁회사가 은행에 가진 예금채권을 가압류하는 절차에 착수했습니다.
쟁점은 무엇이었나
신탁사의 예금채권을 가압류할 실익이 있었나
신탁회사가 신탁재산이 아니라 자기 고유재산으로 부담하는 손해배상채무를 피보전권리로 하려면, 그 채무의 근거와 신탁사의 자력 부족(집행곤란)을 소명해야 했습니다.
저희는 책임준공확약서와 신탁계약 특약이 "준공의무 미이행으로 대주에게 발생한 손해(대출원리금 및 연체이자)를 배상한다"고 정한 문언을 근거로, 이는 신탁사가 스스로 부담하는 고유의 손해배상채무임을 밝혔습니다. 나아가 신탁사가 이 사업 외에도 다수의 준공확약형 토지신탁에서 우발채무를 안고 있어 재무구조가 악화되어 있고, 즉시 강제집행이 가능한 재산이 영업상 매출금 정도에 그친다는 사정을 들어, 예금채권을 지금 확보해 두지 않으면 본안에서 이기더라도 집행이 곤란해질 염려가 있다고 소명했습니다. 법원은 이를 받아들여 청구금액 전액에 대한 가압류결정을 했고, 제3채무자인 은행도 진술을 통해 청구금액 상당의 예금이 압류되었음을 확인했습니다.
책임준공확약이 자본시장법 위반으로 무효인가
신탁회사는 이의신청에서, 신탁사가 대주에게 대출원리금 전액을 배상하기로 한 약정은 자본시장법이 금지하는 손실보전·이익보장 약정(자본시장법 제55조, 제103조 제3항, 같은 법 시행령 제104조 제1항)에 해당해 무효라고 주장했습니다. 손실보전 약정이 사회질서에 반해 무효라는 대법원 2001. 4. 24. 선고 99다30718 판결 등을 들었습니다.
저희는 준공확약형 관리형토지신탁의 우선수익권은 자본시장법상 금융투자상품에 해당하지 않고, 이 확약은 수탁재산 운용으로 인한 투자자의 손실을 보전하는 약정이 아니라 신탁사가 스스로 부담한 준공의무를 위반했을 때 그 손해를 배상하는 규정이라는 점을 짚었습니다. 특히 감독당국이 이 상품이 판매되던 초기부터 "책임준공확약은 신탁업자 자신의 채무이고 수탁재산의 손실을 직접 보전하는 것이 아니어서 손실보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정리했던 점, 이후 감독규정이 준공확약형 토지신탁의 대출원리금을 기초로 위험액을 산정하도록 개정된 점을 근거로, 대출원리금 상당액의 배상은 통상적인 신용위험의 범위 안에 있음을 밝혔습니다. 신탁사 스스로 이 문언을 계약서에 넣어 수년간 이 상품을 판매해 온 사정도 함께 지적했습니다.
우선수익권이라는 담보가 있으니 가압류가 과잉인가
신탁회사는 준공이 뒤늦게 완료되었고 감정가액이 대주단 채권액을 넘으므로, 우선수익권으로 회수할 수 있어 예금채권 가압류는 과잉가압류이고 보전의 필요성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저당권이 있으면 다른 재산에 대한 가압류가 과잉이라는 취지의 판례를 원용하기도 했습니다.
저희는 우선수익권은 담보물권이 아니라는 점에서 출발했습니다. 신탁의 담보적 기능이라는 경제적 실질만으로 이를 저당권과 같은 담보물권으로 취급하는 것은 물권법정주의에 반하고, 우선수익권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별개의 법률행위에서 발생한 손해배상채권의 보전을 막을 수는 없다고 정리했습니다. 또한 공매절차가 실제로 진행되지 않아 건물 처분 자체가 가능한지 불투명하고, 부동산 경기와 공실 상황을 감안하면 감정가액대로 처분될 것이라 단정할 수 없어, 우선수익권만으로 대출원리금 전액 회수가 보장되지 않는다는 점을 함께 밝혔습니다.
보증보험증권 제공을 조건으로 가압류를 풀어야 하는가
신탁회사는 같은 사업의 후순위 대주가 신청한 가압류가 보증보험증권 제출을 조건으로 취소된 선례를 들며, 이 사건 가압류도 담보제공을 조건으로 취소해 달라고 구했습니다.
저희는 후순위 대주의 가압류가 취소된 것은 그 사건 고유의 사정을 종합한 결과일 뿐이고, 다른 사건의 취소 결정을 이 사건에 그대로 끌어올 수 없다는 점을 짚었습니다. 예금채권 가압류는 부동산 가압류와 달리 채무자에게 처분 지체로 인한 손해가 발생할 우려가 크지 않고, 가압류 취소는 채권자에게 새로운 손해배상청구권이 생기는 국면이 아니어서 보증보험증권으로 대체하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점, 신탁사는 모회사를 통해 상당한 자금을 조달해 온 반면 현금공탁을 대체하는 보증보험은 대주단의 회수를 어렵게 한다는 점을 들어, 담보제공을 조건으로 한 취소는 부당하다고 정리했습니다.
어떻게 대응했나
PF 채권가압류는 무엇을 피보전권리로 세우고 어느 재산을 겨냥하느냐에서 승패가 갈립니다. 저는 세 가지에 집중했습니다.
첫째, 여러 회수장치 가운데 실제로 집행에 이르기 쉬운 재산을 겨냥했습니다. 우선수익권은 담보물권이 아니어서 공매·정산이라는 절차와 시장 상황에 좌우되는 반면, 신탁사 고유재산인 예금채권은 즉시 집행에 나아갈 수 있습니다. 담보가 여럿 있더라도 지금 곧바로 잡을 수 있는 재산을 선택한 것입니다.
둘째, 상대가 으레 꺼내는 자본시장법 무효 주장에 대비해, 감독당국의 초기 유권해석과 이후의 감독규정 개정 경위라는 객관적 자료로 방어선을 구축했습니다. 계약 문언을 신탁사 스스로 만들어 판매해 온 경위를 함께 제시함으로써, 이제 와서 무효를 주장하는 것이 앞뒤가 맞지 않음을 드러냈습니다.
셋째, "담보가 있으니 가압류가 과잉"이라는 논리를 우선수익권의 법적 성질(담보물권이 아님)과 회수의 불확실성이라는 두 축으로 나누어 반박했습니다. 후순위 대주 사건과 이 사건은 담보 순위와 소명 정도가 다르다는 점을 부각해, 다른 사건의 취소 선례가 이 사건에 그대로 미치지 않도록 했습니다.
소송경과
- 대주단을 대리해 책임준공확약상 손해배상채권을 피보전권리로 신탁사 예금채권 채권가압류를 신청했습니다.
- 법원이 청구금액 전액에 대한 가압류결정을 했고, 제3채무자인 은행이 청구금액 상당의 예금이 압류되었음을 진술했습니다.
- 신탁회사가 자본시장법 위반·우선수익권 존재·보증보험증권 제공을 이유로 가압류이의신청과 담보취소를 구했습니다.
- 저희는 참고서면과 서증으로 세 주장을 모두 반박하고, 본안소송이 곧 마무리 단계에 있다는 점까지 제시했습니다.
결과
법원은 대주단의 채권가압류 신청을 인용해 청구금액 전액에 대한 가압류결정을 했고, 제3채무자인 은행도 청구금액 상당의 예금이 압류되었음을 진술했습니다. 이것이 이 사건에서 확정된 성과입니다. 이후 신탁회사가 제기한 가압류이의·담보취소 절차에서, 저희는 자본시장법·우선수익권·보증보험 담보 취소 주장을 모두 반박하는 참고서면을 제출해 보전 필요성을 다투었습니다. 법원은 상대방의 이의신청을 받아들여 가압류를 취소하는 결정을 내렸으나, 전액 보증보험증권으로 담보부취소를 구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전병욱 변호사의 의견을 받아들여 담보금액 중 절반의 금액인 75억 원의 현금공탁을 명하였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 Q. 담보로 우선수익권이 설정되어 있어도 별도로 가압류를 할 수 있나요
- 우선수익권은 담보와 유사한 기능을 하지만 담보물권 그 자체는 아닙니다. 신탁재산의 처분·정산이라는 절차와 시장 상황에 따라 실제 회수액이 달라질 수 있어, 우선수익권이 있다는 사정만으로 손해배상채권의 보전이 언제나 부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담보의 종류·순위, 회수 가능성의 소명 정도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개별 검토가 필요합니다.
- Q. 신탁회사의 예금은 신탁재산이라 압류가 안 되는 것 아닌가요
- 수탁자가 신탁행위로 부담하는 채무는 신탁재산으로 책임지는 것이 원칙입니다. 그러나 책임준공확약처럼 신탁회사가 자신의 고유한 의무로 부담한 손해배상채무라면, 그 이행을 위한 재산은 신탁사의 고유재산이 될 수 있습니다. 피보전권리가 신탁재산상의 채무인지, 신탁사 고유의 채무인지에 따라 겨냥할 재산이 달라지므로 계약 문언을 정밀하게 살펴야 합니다.
- Q. 상대가 보증보험증권을 내겠다고 하면 가압류가 곧바로 풀리나요
- 그렇지 않습니다. 담보제공을 조건으로 한 가압류취소는 채권자가 가압류로 누리던 이익이 침해되지 않는 범위에서만 허용됩니다. 특히 예금채권처럼 처분 지체 손해가 크지 않은 재산이나, 취소로 채권자에게 새로운 손해배상청구권이 생기지 않는 국면에서는 보증보험증권으로 대체하는 것이 적합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 Q. 관리형토지신탁은 PF 사업에서 어떤 구조인가요
- 사업부지를 신탁재산으로 신탁회사에 맡겨 사업을 진행하면서 대주단에게 우선수익권을 설정해 주는 구조입니다. 이 사건에서도 대주단은 그 담보적 지위에 더해 시공사의 책임준공의무와 신탁회사의 책임준공확약까지 여러 겹의 회수장치를 두었습니다. 준공이 무산되면 이 가운데 실제 집행에 이르기 쉬운 재산을 골라 보전에 나서게 되며, 이 사건에서는 신탁사 고유재산인 예금채권 가압류가 그 선택이었습니다.
근거 법령·판례
- · 자본시장법 제55조(손실보전 등의 금지)
- · 자본시장법 제103조 제3항, 같은 법 시행령 제104조 제1항(신탁업자의 손실보전 금지)
- · 민법 제398조(손해배상액의 예정)
- · 민사집행법 제288조(사정변경 등에 따른 가압류취소)
- · 대법원 2001. 4. 24. 선고 99다30718 판결
- · 대법원 1981. 9. 22. 선고 81다638 판결
관련 사례
- PF가압류/가처분 대출채권을 지키는 부동산가압류 — 채무자 소유 복수 부동산 일괄 가압류로 약 4억 원 채권을 보전한 사례 빌려준 돈을 못 받는데 채무자가 재산까지 빼돌릴까 걱정되시나요? 부동산가압류로 본안 판결 전에 채무자 부동산을 먼저 묶어둘 수 있습니다. 피보전권리·보전의 필요성 소명과 여러 부동산 일괄 가압류로 약 4억 원 대출채권을 보전한 인용 사례 — 변호사 전병욱이 직접 수행.
- PF신탁부당이득손해배상 우선수익권 정산순위 분쟁 — 선순위 우선수익자 측, 약 3.7억 원 부당이득·손해배상 청구 전부 방어 담보신탁 부동산이 공매로 넘어갔는데 후순위라 배당을 거의 못 받았다면 순위와 상관없이 다시 나눠달라고 할 수 있을까요? 담보신탁 공매 처분대금 배당을 둘러싸고 후순위 우선수익자가 선순위 우선수익자와 신탁회사를 상대로 약 3.7억 원 부당이득반환·손해배상을 청구한 사건에서, 특약상 '안분배분' 조항을 동순위 우선수익자 간 정산 규정으로 해석해 선순위 우선수익자 측이 청구 전부를 방어한 사례입니다.
- PF신탁책임준공손해배상 책임준공확약을 어긴 신탁사, 대주단이 미상환 대출원금 전액을 손해배상으로 받아낸 사례 부동산 PF에 투자하거나 대출해 준 돈, 준공이 무산되면 돌려받을 수 있을까요? 시공사·신탁사가 책임준공기한을 지키지 못한 사업에서, 변호사 전병욱이 대주단을 대리해 책임준공확약상 손해배상으로 미상환 대출원금 약 256억 원을 전부 인용받고 신탁사의 감액 주장까지 배척한 사례입니다. 책임준공확약의 법적 성격(손해배상액의 예정)과 감액 기준을 정리합니다.
동일한 사안처럼 보여도, 구체적 사안에 따라 결론을 달리할 수 있습니다. 반드시 전문가의 상담을 받아보시길 권합니다.
유사한 사안을 겪고 계신가요?
부동산 분쟁은 약정서 한 줄, 조항 하나의 해석으로 결과가 갈립니다. 신속한 점검으로 권리를 지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