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탁사 책임준공확약 위반, 대주가 대출원리금 상당 손해배상을 전부 인용받은 사례
PF 사업에서 준공이 늦어지면 빌려준 돈을 회수하지 못할까 걱정하는 대주(대출기관)가 적지 않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부동산 PF에서 신탁사가 책임준공확약을 지키지 못하면 대주는 미상환 대출원리금 상당액을 손해배상으로 청구할 수 있습니다. 전병욱 변호사는 신탁사가 내세운 자본시장법상 무효 항변과 손해배상 예정액 감액 항변을 모두 배척시키고 청구금액 전부를 인용받았습니다.
이런 상황이었습니다
수도권의 한 개발사업이었습니다. 시행사가 사업을 진행하고, 시공사가 건물을 짓고, 신탁사가 관리형 토지신탁의 수탁자로 참여하며, 여러 지역 상호금융기관이 대주단을 구성해 사업비를 대출했습니다. 의뢰인은 그 대주단의 일원으로 수십억 원 상당을 대출한 금융기관이었습니다.
이 사업의 핵심 안전장치는 이른바 책임준공확약이었습니다. 구조는 두 단계였습니다. 먼저 시공사가 대출 실행일로부터 일정 기간 안에 건물을 준공하기로 약속했고, 만약 시공사가 그 기한을 지키지 못하면 이번에는 신탁사가 다시 6개월의 기간 안에 책임준공을 승계해 이행하기로 확약했습니다. 그리고 신탁사가 이 승계된 책임준공의무마저 이행하지 못하면, 신탁사는 대주에게 발생한 손해, 즉 대출원리금과 연체이자 상당액을 배상하기로 정했습니다. 이 확약은 대출약정서, 신탁계약 특약, 그리고 별도의 책임준공확약서에 이르기까지 여러 문서에서 반복해 강조되었습니다.
문제는 준공이 늦어지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시공사는 기한 내에 준공하지 못했고, 책임준공을 승계한 신탁사 역시 추가로 주어진 기한을 넘겨서야 건물의 사용승인을 받았습니다. 그사이 장래 완공될 건물을 수백억 원대에 사들이기로 했던 선매입약정이 준공 지연을 이유로 해제되었습니다. 대주가 건물 매각대금으로 대출원리금을 온전히 회수할 수 있었던 통로가 사라진 것입니다.
의뢰인은 신탁사를 상대로 책임준공확약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신탁사는 대형 로펌 여러 곳을 대리인으로 세워 강하게 다투었고, 쟁점은 세 갈래로 압축되었습니다.
신탁사 책임준공 위반 배상, 실제 손해액을 일일이 증명해야 하나요
결론부터 말하면, 법원은 이 배상약정을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보아 대주가 손해액을 따로 증명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즉 신탁사가 책임준공기한 내에 준공하지 못하면, 실제로 대주에게 발생한 손해액이 얼마인지를 따지지 않고 곧바로 대출원리금과 지연손해금 상당액을 배상하도록 정한 약정이라는 것입니다.
신탁사는 반대로 주장했습니다. 손해배상액의 예정이라는 명시적 문구가 없으니, 이 조항은 단순히 채무불이행에 따른 일반적인 손해배상의무를 확인한 것에 불과하고, 따라서 대주가 손해의 발생과 인과관계, 손해의 범위까지 모두 입증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손해배상액의 예정은 꼭 특정 금액으로 정해 두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예정 또는 위약금이라는 명시적 문구가 없더라도 분쟁 없이 액수를 확정할 수 있을 정도로만 정해졌다면 예정으로 볼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배상액이 대출원리금과 연체이자로 명확히 특정되어 있었고, 그 약정이 대출약정, 신탁계약, 책임준공확약서에 이르기까지 반복해 강조된 점을 근거로 삼았습니다. 만약 이것이 실제 손해를 배상한다는 당연한 원칙을 확인한 것에 불과하다면 여러 문서에서 거듭 강조할 이유가 없다는 것입니다. 대주가 이 약정을 통해 손해 증명의 부담에서 벗어나려 한 의사가 인정된다고도 보았습니다. 이러한 책임준공확약 위반 손해배상의 성격에 관하여는 대법원 2015. 10. 29. 선고 2014다75349 판결의 법리가 원용되었습니다.
신탁사가 자본시장법 위반이라 무효라고 하면 배상을 못 받나요
결론부터 말하면, 이 약정은 자본시장법이 금지하는 손실보전에 해당하지 않아 신탁사의 무효 항변은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신탁사의 핵심 방어논리는 자본시장법이었습니다. 신탁사는, 이 약정이 결국 우선수익자인 대주의 대출원리금 회수를 보장해 주는 것이므로 자본시장법 제55조, 제103조 제3항과 동법 시행령 제104조 제1항이 금지하는 손실보전 또는 이익보장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주장했습니다. 나아가 자본시장법 제40조 제1항 제5호, 동법 시행령 제43조 제5항 제6호가 규율하는 지급보증에도 해당하여 무효라고 주장했습니다.
법원은 이 항변을 모두 배척했습니다. 핵심은 이 약정이 타인의 채무를 보증한 것이 아니라, 신탁사 자신이 승계한 책임준공의무를 스스로 이행하지 못한 데 대한 자기 채무불이행의 배상이라는 점이었습니다. 판결은 신탁사가 신탁재산을 관리하며 그 이익을 도모할 지위에 있는 주체로서, 추가로 정해진 6개월 안에 책임준공을 이행하는 것은 신탁사 본인의 사무에 해당하고, 그 미이행에 따른 배상은 손실보전이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실제로 신탁사가 책임준공을 이행하기 위해 대주에게 미인출 대출금의 추가 실행을 요청하는 등 노력을 기울인 정황이 있었는데, 만약 이 약정이 손실보전에 불과하고 신탁사 책임준공기한이 단순한 유예기간이었다면 그런 노력을 기울일 이유가 없다는 점도 근거가 되었습니다. 금융감독당국이 신탁사의 책임준공확약을 손실보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전제에서 허용해 왔다는 사정도 참작되었습니다. 자본시장법상 손실보전 금지의 취지에 관하여는 대법원 2024. 5. 9. 선고 2023다318865 판결이 참조되었습니다.
지급보증 주장에 대하여도 법원은, 설령 그 실질을 지급보증으로 보더라도 해당 규정은 금융투자업자의 경영건전성을 위한 규제로서 이를 위반한 약정의 사법상 효력까지 부인해야 할 정도의 강행규정, 즉 효력규정이 아니라 단속규정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이 부분 판단에는 규제 위반 법률행위의 무효 여부에 관한 대법원 2010. 12. 23. 선고 2008다75119 판결의 법리가 원용되었습니다.
배상 예정액이 너무 크다며 신탁사가 감액을 주장하면 어떻게 되나요
결론부터 말하면, 법원은 이 사건 예정액이 부당하게 과다하지 않다고 보아 감액하지 않았습니다. 신탁사는 마지막으로, 설령 배상책임이 인정되더라도 예정액이 부당하게 과다하니 민법 제398조 제2항에 따라 감액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법원은 감액도 하지 않았습니다. 부당히 과다한 경우인지는 채권자와 채무자의 지위, 계약의 목적과 내용, 예상 손해액의 크기, 거래관행 등을 종합해 판단한다는 대법원 2004. 7. 22. 선고 2004다3543 판결의 법리를 전제로, 이 사건에서는 예정액이 공정성을 잃을 정도로 과다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신탁사는 이러한 책임준공확약형 상품으로 상당한 수수료 수익을 얻어 온 반면 대주들은 규모가 크지 않은 지역 금융기관인 점, 대주가 신탁사의 책임준공확약을 신뢰해 기한이익 상실 사유가 발생한 뒤에도 수십억 원대의 잔여 대출을 추가로 실행해 사업을 이어가게 한 점, 선매입약정 해제로 회수 기회를 잃은 데 신탁사의 책임준공 위반이 작용한 점, 대주에게 잘못을 찾기 어려운 점 등이 두루 고려되었습니다.
어떻게 대응했나
책임준공확약 분쟁의 승패는 확약 문언을 어떻게 읽어내느냐에서 갈립니다. 이 사건에서 대주 측 대리인으로서 주력한 방향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습니다.
확약의 문언과 문서 체계를 함께 제시했습니다. 대출약정, 신탁계약 특약, 별도의 책임준공확약서에 같은 취지의 배상 약정이 반복해 담긴 구조 자체가, 이 약정이 손해 증명의 부담을 덜기 위한 손해배상액의 예정임을 뒷받침한다는 점을 부각했습니다.
자본시장법 항변의 초점을 옮겼습니다. 이 약정은 타인의 채무에 대한 보증이나 투자손실의 보전이 아니라, 신탁사 자신이 부담한 책임준공의무의 불이행에 대한 배상이라는 성격을 일관되게 강조했습니다. 금융감독당국의 유권해석과 관련 판결례를 근거로, 자본시장법의 손실보전 금지 규정이 이 사안에 적용될 특별한 사정이 없다는 점을 밝혔습니다.
감액 항변에는 구체적 사정으로 대응했습니다. 대주가 확약을 신뢰해 잔여 대출을 추가 실행한 사실, 선매입약정 해제로 회수 기회를 잃은 사실, 대주 측에 아무런 잘못이 없는 사실을 자료로 뒷받침해, 예정액이 부당하게 과다하지 않다는 점을 설득했습니다.
소송경과
전체 진행에는 약 1년 6개월이 걸렸습니다.
| 단계 | 진행 내용 |
|---|---|
| 1 | 대주가 신탁사를 상대로 책임준공확약 위반 손해배상 청구 |
| 2 | 신탁사가 손해배상액 예정 성격 부인, 자본시장법상 무효 항변 |
| 3 | 대주 측이 확약 문언·문서 체계와 판결례로 예정 성격 반박 |
| 4 | 신탁사가 예정액 감액 항변, 양측 참고서면 공방 |
| 5 | 변론종결 |
| 6 | 청구 전부 인용 판결 선고 |
결과
법원은 대주의 청구를 전부 인용했습니다. 신탁사는 대주에게 미상환 대출원리금 상당액과 그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소장 부본 송달일까지는 상법상 연 6퍼센트,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상 연 12퍼센트의 비율로 지급하라는 판결이었습니다. 신탁사가 내세운 자본시장법상 무효 항변과 손해배상 예정액 감액 항변은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책임준공확약 위반 손해배상, 핵심을 한눈에 보기
책임준공확약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 분쟁의 일반적인 구조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아래는 이 유형에서 흔히 문제되는 일반적인 내용이며, 구체적인 결론은 확약서와 신탁계약의 문언, 사실관계에 따라 사건마다 다르므로 개별 상담이 필요합니다.
| 원인 | 요건 | 법적효과 | 대응 |
|---|---|---|---|
| 신탁사가 승계한 책임준공기한 내에 준공을 이행하지 못함 | 확약서·신탁계약·대출약정에 책임준공 승계와 배상 약정이 존재하고 그 기한이 도과할 것 | 대출원리금·지연손해금 상당액의 손해배상책임 발생(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인정되면 대주의 손해 증명 부담이 줄어듦) | 확약 문언과 문서 체계 제시, 자본시장법 손실보전·지급보증 항변 방어, 감액 항변에 대한 구체적 사정 제시 |
부동산 PF의 책임준공확약 위반, 신탁사에 대한 손해배상 회수 문제로 고민 중이시라면 변호사 전병욱에게 상담을 요청해 주십시오. 확약서와 신탁계약, 대출약정의 구조를 함께 검토해 회수 전략을 세워 드립니다.
관련 사례: PF 사업 책임준공확약 위반 손해배상, PF 대출금 지급명령을 통한 회수, 담보신탁 우선수익권에 기한 배당 확보 사례도 함께 참고하실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 Q. 시공사가 아니라 신탁사에게도 준공 책임을 물을 수 있나요
- 책임준공확약의 구조에 따라 다릅니다. 이 사건처럼 시공사가 기한을 지키지 못하면 신탁사가 다시 일정 기간 안에 책임준공을 승계해 이행하기로 확약한 경우에는, 신탁사가 그 승계된 의무를 어겼을 때 대주가 신탁사에게 직접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확약서와 신탁계약의 문언이 어떻게 되어 있는지에 따라 결론이 달라지므로 개별 검토가 필요합니다.
- Q. 신탁사가 자본시장법을 이유로 무효라고 하면 회수가 어려운가요
- 신탁사가 자본시장법상 손실보전 금지나 지급보증 규정을 들어 확약이 무효라고 다투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확약의 실질이 투자손실의 보전이 아니라 신탁사 자신의 채무불이행에 대한 배상이라는 점을 문언과 사실관계로 밝혀내면 이 항변은 배척될 수 있습니다. 사안마다 다르므로 확약의 구체적 내용을 바탕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 Q. 배상액이 크면 법원이 깎지 않나요
- 손해배상액의 예정이라도 부당하게 과다하면 법원이 감액할 수 있습니다. 다만 감액 여부는 당사자의 지위, 예상 손해액, 대주가 확약을 신뢰해 취한 조치, 거래관행 등을 종합해 판단합니다. 배상액 자체가 크다는 사정만으로 감액되는 것은 아닙니다.
- Q. 대주 손해배상은 어디까지 인정되나요
- 책임준공확약에서 배상 범위를 미상환 대출원리금과 연체이자 상당액으로 정해 둔 경우, 대주는 그 상당액을 손해배상으로 청구할 수 있습니다. 그 약정이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인정되면 실제 손해액을 따로 증명하지 않아도 됩니다. 다만 배상의 범위와 성격은 확약서와 신탁계약의 문언에 따라 달라지므로 개별 검토가 필요합니다.
근거 법령·판례
- · 민법 제398조 제2항(손해배상액의 예정과 감액)
- · 자본시장법 제55조, 제103조 제3항, 동법 시행령 제104조 제1항(손실보전 등의 금지)
- · 자본시장법 제40조 제1항 제5호, 동법 시행령 제43조 제5항 제6호(금융투자업자의 겸영업무·지급보증)
- · 대법원 2015. 10. 29. 선고 2014다75349 판결
- · 대법원 2024. 5. 9. 선고 2023다318865 판결
- · 대법원 2010. 12. 23. 선고 2008다75119 판결
- · 대법원 2004. 7. 22. 선고 2004다3543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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